유대인 교육법에서 배운 자녀 경제 교육과 독립의 중요성
우리는 왜 대학과 수능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사실, 나 역시 그 길을 걸어왔습니다. 공립 초등학교,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수능을 통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죠. 제 주변에서는 저를 ‘잘 키운 자녀’이자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 평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정말 제가 원했던 길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이었습니다. 학창 시절의 내 인생은 오직 성적표로만 평가되었고, 졸업 후에 대기업에 취직해 15년 차 직장인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문득문득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일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결혼과 육아, 그리고 달라진 시각
5년 전,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온 사람과 결혼했고, 둘 다 맞벌이로 작은 빌라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대부분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삶의 경로'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그런 경로 말이죠.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책임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거죠. 대학생 시절부터 느꼈던 이질감은 결혼 후, 그리고 부모가 되고 나서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처음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건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육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책을 찾아 읽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지만, 아무리 준비해도 아이를 키우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었습니다.
경제적 자립의 필요성을 느끼다
특히, 아이가 100일이 되는 날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는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남편의 대기업 직장이 위기에 처했고, 갑자기 인생 계획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제적 안정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깨지면서, 이때부터 ‘진짜 안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대학 입학이나 좋은 직장이 아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앞으로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과 유대인 교육법에서 찾은 해답
어느 날, 예능 프로그램을 보던 중 우연히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그 대신 발도르프 학교에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이상하게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이후 발도르프 교육 철학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철학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법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경제적 자립을 가르칩니다. 부모와 자녀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며 사고력을 키우는 하브루타 방식, 그리고 나눔과 기부의 문화를 통해 경제적 책임을 강조하는 체다카 문화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교육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돈과 재정 관리를 배우고, 자립심을 기릅니다. 그들이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교육 방식 덕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방식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배우는 경제 교육
그 후,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를 읽으면서 경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그는 저금통을 이용해 돈의 흐름을 이해시키고, 재정 관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의 철학은 유대인들이 강조하는 체다카 문화와도 일맥상통했습니다.
경제 교육 보드게임인 **‘캐시플로우(CASHFLOW)’**도 접하게 되었고, 아이가 조금 더 성장하면 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을 가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배운 금융 교육의 기본 개념을 아이의 성장 과정에 맞춰 적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제적 자립과 진정한 독립
결국, 학창 시절 우리가 배웠던 모든 교육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도 바로 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제공한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입니다.
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