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들에서 여섯 살 낑깡이가 집안일로 용돈을 버는 '홈잡 시스템'을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버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번 돈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들어오는 족족 다 써버리면 남는 게 없죠.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낑깡이가 돈을 받는 순간, 하나의 규칙을 적용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아이 용돈 관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돈이 들어오면 세 개로 나눈다
낑깡이가 주급을 받으면, 그 돈은 곧바로 세 갈래로 나뉩니다.

기부 10%, 저축 45%, 지출 45%.
이 비율은 처음부터 정해뒀어요. 아이가 돈을 받을 때마다 "이번엔 얼마 나눠야 하지?" 하고 헷갈리지 않도록, 늘 같은 비율로 굴러가게 했습니다. 규칙이 단순하고 일정해야 아이가 몸에 익히기 쉽거든요.
세 개로 나눈 데는 각각 이유가 있어요.
기부(10%)는 '내가 가진 것의 일부는 나누는 것'이라는 감각을 위한 몫입니다. 어떤 책에서는 '부자의 심장을 갖는 과정' 이라고 표현하죠. 비율은 작지만, 돈을 벌면 자동으로 누군가를 위한 몫이 생긴다는 걸 몸에 배게 하고 싶었어요. 이 기부금을 실제로 어디에 쓰는지는 따로 한 편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3년째 이어오고 있는, 낑깡이가 스스로 제안한 이야기가 있거든요.
저축(45%)은 '지금 쓰지 않고 모아두는 돈'입니다. 당장 눈앞의 것을 참고 나중을 위해 남겨두는 연습이에요. 어른에게도 어려운 이 감각을, 작은 규모로 미리 익히는 거죠.
지출(45%)은 '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로 아이 마음대로 쓰게 합니다. 뒤에서 더 이야기할게요.
저축한 돈은 지금은 저금통에 모으고 있어요. 아직 은행 통장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있어요. 낑깡이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게 이해가 빨라요. 저금통에 동전과 지폐가 쌓여가는 걸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모으면 늘어난다"는 걸 실감합니다. 통장 숫자보다 저금통 무게가 더 와닿는 나이인 거죠.
다만 올해 생일에는 통장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저축 개념이 몸에 뱄으니, 이제 '눈에 안 보이는 곳에 돈이 쌓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됐다고 봤어요. 통장은 저축의 확장판인 셈입니다.
투자는 아직입니다. 저와 남편이 투자를 업으로 하고 있지만, 낑깡이에게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돈의 기본 개념, 경제 용어부터 하나씩 익히는 단계입니다. 순서를 건너뛰지 않으려고 해요. 돈관리에 필요한 능력 중 모으고 지키는 능력이 우선 필요합니다.
지출은 정말로 아이 마음대로
세 몫 중에 제가 가장 신경 쓰는 게 지출입니다. 정확히는, '간섭하지 않으려고' 신경 씁니다.
지출로 배정된 돈은 낑깡이가 온전히 자기 마음대로 씁니다. 앞선 글들에서 우리 집에는 '소비처'가 있다고 잠깐 언급했는데요. 미디어 사용 시간, 여행 갈 때 내는 돈, 간식을 사 먹는 비용 같은 것들이 다 이 지출에서 나갑니다. (소비처 이야기도 흥미로운 게 많아서 따로 한 편 준비하고 있어요.)
여기서 부모로서 참아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아이가 "이걸 왜 여기다 써?" 싶은 데 돈을 쓸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잔소리를 하고 싶어지지만, 저는 되도록 참습니다. 자기 돈을 자기가 써보고, 잘 쓴 날과 후회한 날을 스스로 겪어봐야 소비 감각이 생기니까요. 통제받으며 쓴 돈으로는 그 감각이 안 생겨요.
물론 완전히 방임하는 건 아닙니다. 위험하거나 명백히 안 되는 것에는 선을 긋습니다. 하지만 그 선 안에서는 최대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해요.
처음엔 도와주고, 지금은 지켜봅니다
이 세 개로 나누는 걸 낑깡이가 처음부터 혼자 한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제가 옆에서 같이 나눴습니다.
낑깡이도 3세 부터인가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카지노 칩을 이용했어요. 3개를 우선 줬죠. 그리고 "하나는 기부!" 라고 말하며 기부 저금통에 넣게 합니다. 그 후 "반은 저축!" 이라고 말하며 하나를 저축 저금통에 넣게 합니다. "나머지 반은 지갑!" 라고 말하며 아이의 개인 지갑에 넣게 해서 사용하게 했어요. 차근차근 5개로, 10개로 늘리면서 1개는 무조건 기부, 그 후에 두 그룹으로 반을 나누게 하는 연습으로 45%씩 나누는 연습을 했어요.
지금은 거의 스스로 합니다. 주급을 받으면 알아서 세 갈래로 나눠 담아요. 다만 여전히 지켜보고, 약간의 도움은 필요합니다. 비율 계산이 딱 안 떨어질 때(예를 들어 반을 나눠야 하는데 1,000원 만 남은 상황.)라든가, 어디에 넣을지 헷갈릴 때 슬쩍 거들어주는 정도예요.
이 '처음엔 돕고 점점 손을 뗀다'는 게 저희 육아 방식의 핵심이기도 해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혼자 하길 기대하지 않고, 대신 언젠가는 완전히 혼자 할 수 있도록 조금씩 손을 놓아갑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
번 돈을 세 개로 나누는 이 단순한 규칙 하나에, 사실 많은 게 담겨 있어요.
기부는 나눔을, 저축은 인내를, 지출은 선택과 책임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어른이 되어서도 돈을 다룰 때 계속 필요한 감각이에요. 벌고, 모으고, 지키고,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부와 지출 모두 잘 쓰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버는 법만 알고 나누는 법을 모르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늘 부족하거든요.
거창한 재테크 교육이 아닙니다. 그냥 주급을 받을 때마다 세 개의 통에 나눠 담는 것, 그것부터가 시작이에요. 지금 아이와 함께 시작해보고 싶으시다면, 비율을 정하고 통 세 개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지출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 우리 집에만 있는 독특한 '소비처'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집 안에서 미디어를 보고 간식을 먹는 데 돈을 낸다니, 조금 이상하게 들리시죠? 거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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